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경련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맡은 의사들은 특히 경련 증세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경련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일어나며 주로 과도한 근육의 긴장과 힘줄의 반사(간헐성 경련 포함) 때문에 일어난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플라크가 척수 상부의 반사 능력과 척추 운동을 저해해 손발과 팔다리 근육의 움직임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의학적으로 보면, 경련은 신체의 약화를 초래하며 근육이 최대의 힘을 내 움직이고 다시 이완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움직임이 느려지게 된다. 이는 주로 협동근이 제대로 균형을 맞추지 못하거나 길항근의 억제에 실패했기 때문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몸의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손상 부위와 손상 정도, 그리고 신경계가 손상된 기능을 어떻게 보충하는지에 따라 임상학적 발현과 기능의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환자들에게 큰 장애를 초래하는 경련에는 몇 가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 병리생리학적으로 근육을 펴는 데에 대한 속도 의존적 저항이 늘어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반사궁의 억제곤란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골격근을 자극하는 알파 운동신경 세포는 경련이 일어나면 억제력이 줄어들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며 평소에는 반응을 하지 않을 자극에도 반응하게 된다. 갑작스런 자극이나 수동적 스트레치 또한 주동근과 길항근이 불수의적으로 동시에 작용해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환자에게 통증과 욕창을 유발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경련을 완화하는 데에는 마비된 다리의 자세를 바로잡거나 교정용 보조기구를 비롯한 정형외과적 기구로 근육을 펴진 상태로 유지하거나 드물게는 척추의 배부주에 전기자극을 가하기도 한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경우 팔보다 다리의 경련이 더 심하다. 다리, 특히 대퇴사두근의 신전근 경련성 근육 무력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걷고 서고 이동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신전근에서만 나타나는 “주머니칼 현상(clasp-knife response)” 때문에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신전근을 점진적으로 뻗을 때 저항이 증가될 수 있으나 근육이 어느 정도 펴지고 난 다음에는 긴장이 완화되어 근육이 다시 수축되고 난 다음에야 저항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보행시 경련은 고관절을 구부리는 근육과 무릎 신전근 그리고 폐각근의 과잉 운동과 늘어난 족저굴곡, 그리고 발의 발목 부위가 바깥 쪽으로 향해 있거나 발바닥이 안쪽을 향하게 되어 일어난다. 경련성 근육과 결합 조직의 구조적 변화는 수 주일에서 수 개월에 걸쳐 진행되며 다리 신전근과 팔 굴근의 기능에 변화가 올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에 따른 일부 임상학적 증상은 경련에 대한 부적절한 치료  때문이며 이는 근육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Jurg Kesselring 교수

치료법

명확한 치료 목표를 세우고 여러가지 치료법의 위험도와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경련 치료에 앞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언제나 의사, 물리 치료사, 의사, 임상 의사, 재활 치료사 그리고 휠체어 전문가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경련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활력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활동적이어야 한다. 장기적인 치료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동작들을 원활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하루 24시간 내내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

임상적 연구에 의하면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경련 증세는 요로 감염, 설사, 살을 파고드는 발톱, 피부 궤양과 제대로 맞지 않는 보조 기구, 카테터 주머니또는 심지어 꽉 끼는 옷이나 신발에서 비롯되는 자극 등, 여러가지 원인과 몸에 해롭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행위로 인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유발 원인을 잘 살펴야 하며 발견시에는 적절히 치료하도록 한다.

자세

올바른 자세는 경련으로 팔다리가 특정한 형태로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초기에 방지하기 위해서 환자들은 매일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옆으로 눕거나 앉고 서면 경련성 근육이 펴지게 되며 길항근을 촉진한다. 앉아 있을 때는 균형잡히고 대칭되고 안정된 자세를 취해야 하며 불필요한 힘을 줄이고 관절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움직여주어야 한다.

다양한 경련 형태와 몸의 변형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들을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다. 기존 휠체어는 다리와 골반을 제대로 지지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다리와 상반신의 자세가 비틀린다. 휠체어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하면 환자가 고통스러울뿐만 아니라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탈부착 가능한 팔걸이, 높낮이 조정 가능한 다리받이, 그리고 공기 타이어를 휠체어에 부착할 것이 권장된다.

사지가 마비된 환자들은 전동 휠체어를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지 능력과 시공간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약물 치료

다발성 경화증을 비롯한 여러 질병으로 발생하는 증가된 근육의 긴장과 고통스러운 근육 경련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약물이 있다. 경련을 줄이기 위해 약물 치료를 하기 전에, 근육이 약한 환자의 다리가 비교적 굳어 있거나 경련성이라면 이는 환자가 걷거나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근육 경련을 불필요하게 완화시킨다면 환자가 홀로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게 될 수도 있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경련의 임상학적 발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간간히 현재의 경련 치료 요법이 적절한지 고려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 실험에서 경련 치료 약물이 효과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대부분의 경우는 경련의 형태가 정확히 기록되지 않았거나 치료의 목적이 정확하지 않았거나 중장기적인 결과보다는 단기적인 결과가 평가되었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 약물만 처방되지만 나중에 가서는 각기 다른 작용을 하는 약물들이 복합적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근육의 힘을 줄여야 근육 경련과 근육 긴장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모든 경련 완화 약물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특히 아직 걸을 수 있는 환자들에게 투여량은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한다.

티자니딘은 클로니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미다졸린 유도체로 척추의 알파-2 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자극한다. 티자니딘은 전시냅스에서의 글루타메이트 14와 같은 자극성 아미노선 분비를 줄이며, 이는 복합시냅스의 전달경로를 저해하는 한 가지 원인이 된다. 통제된 임상 실험에서 경련을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드러난 티다니딘의 용량은 12~36mg이었으며 평균 18mg였다. 증가된 근육 긴장과 근육 경련, 그리고 간헐성 경련과 같은 기본적인 증상들은 각기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60~80%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6mg과 12mg 정제의 개발로 인해 이 약물의 임상학적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피로, 졸림 그리고 입안 건조가 있다.

바클로펜은 GABA-B 수용체의 길항근이며 척추의 구심성 섬유의 말단에 작용한다. 이 약물은 자극성 아미노산의 분비를 시냅스전에서 막기 위해 작용하며 또한 좀 더 높은 양을 투여할 시 시냅스후에서는 이에 반대로 작용한다. 바클로펜은 복시냅스 반사와 중간뉴런보다 단일 시냅스 반사를 더욱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바클로펜을 경구 투여할 시 10mg부터 투여하며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거나 부작용(졸림, 피로, 근육 무력)이 너무 심해질때까지 투여량을 단계별로 늘인다. 평균적으로 40~80mg을 하루 세 번에 나눠서 투여한다. 갑작스레 투여를 중단하면 환각이나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장기간 다발성 경화증을 앓아온 환자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매우 심한 경련의 경우에 바클로펜은 피하에 심어 놓은 펌프를 통해 경막 내로 투여될 수 있다. 간호를 용이하게 하고 고통스러운 근육 경련과 다리의 움직임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경막 내로 투여한 바클로펜의 효과는 요추를 통해 30~50mg를 투여하는 것으로 확인한다. 분명한 효과가 4시간 이상 지속되면, 프로그램이 입력된 전자 약물 전달 기구(예를 들면 Medtronic10)를 피하에 이식해놓음으로써 지속적인 투약이 가능하다. 이 방법을 통한 일일 투여량은 적지만(하루 0.1~0.4mg) 근육 경련, 특히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는 강하다11.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기계의 이상이 가끔 나타날 수 있다. 주로 기계상의 이상이 문제가 되며 펌프의 오작동, 카테터 관련 문제(막힘, 끊어짐, 빠짐 등)가 발생하며, 염증이나 척추 수막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클로펜을 지속적으로 경막 내로 투여하는 것은 특히 장기간 다발성 경화증을 앓아온 환자들의 심한 경련을 완화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보조 요법이다.

단트롤렌은 말초신경에 작용하며 근육 내에서 경련 완화 효과를 낸다. 이 약물은 근형질내세망에서 칼슘의 분비를 억제하고 이는 자극과 수축, 그리고 결합 과정을 저해해 근육을 약화시킨다. 이 약물은 다른 약물과는 다른 부분에 작용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경련 완화제에 대한 보조제로 쓰여져야 한다. 부작용으로는 졸림, 무력감, 피로가 있으며 투여량을 25mg부터 시작해 수 주일 내로 최대 400mg 까지 증가시킴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투여량과 투여 기간에 따라 간장의 독소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약물의 투여가 제한되기도 한다.

벤조디아제핀은 세 가지 방법으로 근육 긴장을 완화한다. 우선, 근육과 피부가 수용하는 감각 충동을 억제하는 방법이 있고, 후시냅스에서 GABA 작용을 강화하는 방법과 내림신경로를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뛰어난 경련 완화 효과에도 불구하고 벤조디아제핀은 졸리고 내성과 의존성이 발생하는 부작용 때문에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경련을 치료하는 유일한 약물로는 한계가 있다. 메만틴, 글리신, 카나비노이드와 같은 기타 경련 완화제들은(1,4,6 참고)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게는 거의 처방되지 않는다.

주사와 외과적 시술

페놀을 이용해 말초 신경과 신경근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방법이 다발성 경화증을 비롯해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근육 경련의 완화를 위해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요법은 마땅히 주사를 놓을 곳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예를 들면 운동점), 그리고 주기적으로 주사를 놓아야 할 필요성과 심각한 부작용(운동 기능 상실, 이상 감각, 신체 기관의 손상 등)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보툴리눔 톡신 A(Botulinum toxin A)를 이용한 치료는 안전하며 다양한 운동 기능 장애에 대한 그 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경련에 대해 효과가 있는지는 최근에 들어서야 연구 중이다12. 화학적으로 신경 조직을 파괴하는 것과는 달리, 보툴리눔 톡신은 감각 상실과 이상 감각 등을 유발하지 않는다. 주사를 놓기에 가장 적절한 위치는 근육 신경이 분포하는 부분이지만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에서 넓게 퍼지기 때문에 꼭 운동점을 정확히 겨냥할 필요는 없다. 장기간 다발성 경화증을 앓아 걸을 수 없게 된 환자들에게 보툴리눔 톡신을 경련이 심한 골반 내전근에 주사하면 비골의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도뇨법 시술과 앉고 눕는 것이 훨씬 수월해지며 근육 긴장과 경련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약 3개월간 지속된다. 외괄약근 근육의 긴장이 증가되어 방광의 배뇨 작용에 이상이 생긴 환자들에게는 근전도측정용 특수 바늘로 보톨리눔 톡신을 주사하면 방광 기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반사궁을 방해함으로써 경련을 완화하는 신경외과적 요법이 더러 있지만 합병증과 후유증 때문에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널리 검증받은 것은 없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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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esselring J Multiple Sclerosis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4.      Bakheit AMO Management of muscle spasticity Critical Reviews in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1996; 8(3): 235 - 252

5.      Mertin J, Paeth B Physiotherapy and multiple sclerosis - application of the Bobath concept MS management 1994; 1: 10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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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ostert S, Kesselring J Effects of a short term exercise training program on aerobic fitness, fatigue, health perception and activity level of subjects with multiple sclerosis. Multiple Sclerosis (in press)

8.      Petajan JH, Gappmaier E, White AT, Spencer MK, Mino L, Hicks RW Impact of aerobic training on fitness and quality of life in multiple sclerosis Annals of Neurology 1996; 39: 432 - 441

9.      Fuller KJ, Dawson K, Wiles CM Physiotherapy in chronic multiple sclerosis: a controlled trial Clinical rehabilitation 1996; 10: 195 - 204

10.  Ochs G, Struppler A, Meyerson BA et al Intrathecal baclofen for long-term treatment of spasticity: a multi-centre study J Neurol Neurosurg Psychiat 1989; 52: 933 - 939

11.  Coffey JR, Cahill D, Steers W et al Intrathecal baclofen for intractable spasticity of spinal origin: results of a long-term multicenter study Journal of Neurosurgery 1993; 78: 226 - 232

12.  Ward A Management of spasticity - botulinum toxin In: Hawkins CP, Wolinsky JS: Principles of Treatment in Multiple Sclerosis Butterworth - Heinemannn, Oxford 2000, pp. 201 - 227